女人脸面

     

지독한 사랑이 찾아왔다 난 그를 부르지 않았는데 아마 그는 내가 그리웠나보다 한동안 잊고 살아 왔는데 한동안 잊어 버렸는데 불현듯 나타나선 사랑부터 하자고 한다 사랑이야 그 언제 내가 받았던가 그는 너무도 지독히 내 곁에서 빠져나가지도 못할 만큼 나를 안고만 있다 숨이 막히려 한다 머리도 어질어질 도통 나의 머릿속에서 아무런 생각도 못 가지게 한다 한때는 일 년 내내 나를 못살게 굴더니만 한동안 외도를 했었는지 몇 해 동안 나를 찾지도 않더니만 불현듯 나타나선 나를 무기력하게 지독한 사랑으로 뜨겁게, 뜨겁게 내 온몸을 달구어 버린다 물 마실 힘조차 없어지고 그저 그의 사랑에 난 이렇게 가만히, 가만히 나는 지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목하 열애중...             지금은 열애중 / 詩 김수현